옹삼이는 신랑 별명 중 하나다. 할아버지 짓을 너무 해대서 연애할 때 지어준 별명이다.
본래는 옹이었으나 할아버지 짓을 또해서 옹옹이 되고 옹옹옹이 됐다가 발음 상 옹3이가 된 거다. 지금은 그때 무슨 할아버지 짓을 했는지 생각도 안난다. 그래도 계속 오빠의 별명은 옹삼이다.
아. 처음 옹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때는 생각난다. 한참 연애하면서 놀러다닐 때였는데.... 나는 아침잠이 많은데, 옹삼이는 아무리 피곤한 주말에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 나 지금 출발할테니 씻고 기다리고 있어" 할 때...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안돼~~ 한 시간만 있다가 출발해. 나 지금 못일어나~~" 절규를 하면 " 알았어." 하고는 현관앞에 신발까지 신고 기다리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30분 쯤 지나 " 도저히 안되겠다. 나 지금 출발한다. 일어나든, 말든." 했다.
그땐 옹삼이가 아침 일찍 깨우는게 정말 괴로웠는데, 결혼하고 나니.... 솔직히 더 괴롭다. ㅜㅜ
결혼 8개월 가까이. 주말에 8시를 넘겨 일어나 본적이 거의 없다. 7시만 돼도 옆에서 뿌시럭뿌시럭 아이폰 들고 잠시 노는가 싶더니 이내 " 배고파. 밥 먹자" 하고 칭얼거린다. 시어머니가 따로 없다. 아침밥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차 한잔을 마시고, 빨래를 돌리고 나도 내 평소 주말 기상 시간인 12시가 한~~ 참 남았다. 헐~~~~
왜 그땐 몰랐을까. 그 유명한 속담을~~ 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세살버릇 여든간다. 왜 그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난 버티면 점점 옹삼이가 내게 적응하게 될 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내가 적응해가고 있다. 옹삼이는 좀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날 깨우고 있다.
여튼 옹삼이는 처음엔 할아버지처럼 너무 일찍 아침에 일어나서 옹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그리고도 몇 번 더 할아버지 짓을 해서 그후 옹삼이란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속이 메스껍다고 해서 옹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지금은 옹삼이를 오빠의 애칭인양 부르고 있지만....오빠의 별명은 옹삼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빠의 차곡차곡 모아온 별명은 무슨 고대의 신비한 한 생명체의 학명처럼 길고길어 기억하기 조차 어렵고 한번에 부르기도 어렵다. 치매 방지용으로 하루에 한번씩 되뇌어 보려다가 나는 오늘 문득 그걸 문자로 적어 기록에 남기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계를 느낀 것이다.
옹삼이의 진짜 별명은..... (이렇게 말하니 마치 게드전기에 나오는 "진실한 이름"은 아무에게나 가르쳐줘서는 않되고 꼭 마음을 나눈 자들에게만 살짝 귓속말로 알려줘야 한다는....그런 것 같다 ㅋㅋ)
"돼지코 거북눈 털난 햄버거 입술 침흘리는 메롱혀 파란 목도리 도마뱀 곰 능구렁이 꾼 옹옹옹 뿡뿡뿡 솜털맨" 이었었다.
그러나 이것도 조금 있다 진화하게 되었다.
이 별명이 가리키는 생명체의 모양새를 떠올려보면 좀 해괴망측한데 줄여 고상하게 도깨비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후 도깨비에 다시 별명이 더 들러붙었다.
그 이름은 즉, "soft m 핑크 그랜드 악마 도깨비 봉투동물"이다.
앞으로 이 이름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옹삼이는 이 이름에 대해 때론 거북한 반응들을 보이지만 자신의 별명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을 스스로 그릴 정도로 남모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이 작품은 때가 되면 공개해 보도록하겠다.ㅎㅎㅎ). 그도 그럴것이 옹삼이의 모든 게임 아이디 들은 ongsami 인 것이다.
오늘도 옹삼이의 퇴근을 알리는 도어 벨이 울린다.
" 누구세요?"
" 응~ 나~ 옹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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