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토요일마다 일을 하고 있다.
길지도 않다. 점심 시간 포함해 5시간 반 일자리다.
아침에 도담이를 수유하고,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옹삼이와 도담이와 함께 아침을 먹고 9시 40분에 집을 나온다. 그리고 5시 경에 집에 다시 돌아와서 도담이 수유를 한다.
지난 12월 말일부터 일을 했으니까 벌써 4달이 넘었다. 그때도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인데도 아침 출근길은 마음이 게운하지만은 않다. 울지도 않고 아빠랑 잘 노는 아이인데도 내가 괜히 혼자 마음이 아려온다. 일을 하다가도 옹삼이의 도담이 이유식, 분유 먹은 양에 대해, 도담이가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문자가 오면 또 마음이 조급해진다. 4시에 퇴근을 해서 집에 오는 길, 그리 조바심 낼 필요도 없는데 발걸음이 빨라지고 주변이 잘 안보인다. 이게 엄마인가 보다.
그래도 토요일 하루마저 일을 안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냥 외출하고는 달리 일을 한다는 건 좀 다른 기분 전환이 된다. 다시 일주일을 도담이와 보내는 데에 많은 활력이 되어준다.
이것도 직장인지라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지만, 또 직장일까지 하고 와서 도담이를 보려면 참 그것도 많이 피곤하지만 그래도 내게 토요일 출근은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리고 토요일 하루의 출근은 내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초심을 생각하고, 예전보다 더 친절해지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토요일 빈 자리를 옹삼이가 다 채워주는 건 아니지만 (이유식도 다 만들어 놓고 가고, 꼭 해야할 일은 꼭 일러주고 가야하고, 집에 오면 내가 하룻동안 해야할 일은 그대로 있다) 그래도 반나절동안 도담이와 잘 있어주는 옹삼이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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