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만 7개월이다.
많이 미숙했던점 도담이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요 7개월 난 잘 해냈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
도담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들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우스갯소리로 옹삼이한테 도담이가 태어나면 옹삼이의 '똘마니'로 삼으라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지만 그땐 그랬었다. 아이를 쿨하게 키우리라 했었지. 피식.
그런데 지금 현실은? 명실상부한 우리집 갑님이시다 ㅠㅠ.
우리집 하루는 도담이의 먹고, 자는 스케줄에 의해 구획이 나뉘고
잘 안먹는 만큼 도담이가 얼마나 먹느냐, 몸무게가 얼마나 늘었느냐에 따라 나도 웃고 운다. 나도 참.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지난 일요일 백화점 가족 쇼핑을 앞두고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모유를 안먹는 도담이. 한참 신경전을 벌이면서 생각했다. '그래, 니가 갑이다. 엄마는 을이다.'
끝끝내 안먹는 도담이를 태우고 쇼핑을 하면서 생각했다. '배가 고플테지? 집에 가서 모유를 먹일 때쯤엔 내가 갑이고, 니가 을이다. 하하하.'
근데 왠걸 내 생각을 읽었는지 요녀석 또 안먹는다. 그래서 나는 깨달았다. '니가 쭉 갑이다'
요즘 아랫니 두개가 나는 요녀석 아무거나 질겅질겅 씹는다. 지 손가락 내도록 빨다가 엄마 손가락, 아빠 손가락도 지 입에 들어간다. 나고 있는 이의 발육그루브로 손톱을 물면 정말 제법 아프다. 그래도 나는 꾹 참는다. 내가 을이니깐 ㅜㅜ. 그런데 이녀석 지가 갑인걸 지도 아나보다. 내 손가락을 물다가 가끔 선심쓰듯이 지 손가락을 내 입에 표정하나 안바뀌고 아무렇지 않게 넣어준다. 옛다 깨물테면 깨물어봐라는 식의 엄청난 배짱이다. 꽉 깨물어주고 싶지만 그렇게 못한다. 나는 을인게 분명하다 ㅜㅜ.
오늘도 을은 갑님께 이유식을 조공한다. 잘 안먹는 갑님 기분좋으라고 노래를 불러가면서, 율동도 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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