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러울 수도 있지만 요즘 나의 고초는 이렇다.
도담이를 혼자 두고는 화장실도 제대로 다녀올 수가 없다. 문앞에서 빨리 나오라고 문을 두드리고 엉엉 울기도 하고, 심지어 문을 연다 (우리집 화장실 문은 잠금장치 고장 상태고, 게다가 다른 방문보다 문손잡이가 낮다 ㅜㅜ. 다음 이사갈 때는 이런 것도 고려해야겠다). 그래서 나는 문고리를 잡고 불편한 자세로 일을 봐야한다. 옹삼이가 없는 시간대에, 도담이가 안자는 시간대에 화장실 신호가 오면 아주 괴롭다.
아~~~. 인간의 기본권 중의 으뜸은 잠을 잘 권리와 응가를 할 수 있는 권리였다는 걸 내가 이녀석을 낳고 깨달는다. 그중에서도 요즘 나의 불만인 이 응가 권리는 조용한 혼자만의 공간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배설을 할 수 있는 욕구다!!! 정말 기본적인 권리중에서도 기본권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온다. 2-3일에 겨우 한번 응가를 하는 나인데, 이런 기본권도 못누르니 내가 너무 불쌍하다.
누구는 문 열어놓고 아이랑 대화를 하면서 응가를 한다는데 나는 도저히~~ 그리는 못살겠고.
여튼 가끔 내가 응가를 한다고 화장실 문을 닫고 들어갈 때면 늘 우리집은 난리가 났다.
그러다.... 최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내일로 만 18개월이 되는 우리 도담이.
겨우 네마디 말을 하는데, 그게 엄마, 아빠, 응~~~~~가, 앗뜨(앗뜨거워) 다.
그래도 말귀는 많이 알아듣는 관계로
"엄마 응가할꺼야"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좀 알아듣는지 그전보단 반응이 많이 누그러졌다.
아기가 놀자고 하니, 동물들이 응가를 하느라 지금은 바빠서 못놀아준다는 내용의 책 문장을 따서 "지금은 바빠. 엄마 응가누느라 바빠서 그랬어." 해도 들은척도 안하던 녀석이 "지금은 바빠" 말만 해도 "응~~~가" 한다. 그래서 이녀석 또 좀 컸구만,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며칠전...... "엄마 화장실 갈꺼야" 하고 들어갔더니
내가 나올때까지 마루를 배회하며 "응~~~~가, 응~~~~~가"를 외친다(큰소리로) ㅜㅜ. 문은 덜 두드리는데 변기에 앉아있는 나는 왜이리 마음이 불편한지. 더 가관은 내가 나오니 쪼르르 달려와서는 날 빤히 올려다보면서 다시 "응~~~~~가"를 외친다(더 큰소리로). 윽~~~. "엄마 응가 안했어. 쉬했어" 하는데 왠지 낯이 뜨겁다. 내 기본권!!!
오늘. 두번째 사건. 우리 도담이는 매일 업그레이드 된다.
이녀석 이제 드디어 다섯번째 단어 "쉬"를 배운 모양이다.
"엄마 화장실 갈꺼야"하고 들어가는데, 씩 웃더니 "쉬~~~~" 한다.
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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