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스터디 플래너 샀어요
(2009. 9. 25)
제게 심각한 질환이 있습니다. (물론 제 남친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거 맞지?속인 거 아님--)
그것은.....
은근 머리가 안좋아서 깜빡깜빡 하는 일명.... " 아 맞다" 병입니다.
제 주위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이 병은 매우 무서운 병입니다. 고질적인 병이라 낫지도 않고 치료법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염성도 강하다고 합니다. (우리 둥둥이도 걸린 것같습니다.ㅜㅜ ) 하지만 저도 피해잡니다. 5년 전인가... 선배한테 옮은 것같습니다. ㅠㅠ
어쨌든 그래도 전 치료법이 없다고 절망하지 않고 제 나름의 보완책을 마련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목발에 의지하듯이, 눈이 안좋은 사람이 안경을 쓰듯이...
수첩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저는 해야하는 일이 생기면 즉각 수첩에 기록을 합니다. 그래서 수첩에는 제가 빼먹지 말고 해야하는 하루의 일과가 시간대 별로 적혀있습니다.
전 하루 종일 수십번도 더 수첩을 펼쳐보면서 아 맞다 병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기 전에 수첩을 정리하는 게 제 하루의 마지막이기도 하지요.
나아가 전 수첩 의존형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항상 수첩을 끼고 다니고, 수첩이 들어가는 가방만 들고 다닙니다. 집에나 직장에 수첩을 놓고 나오는 날에는 하루 종일 매우 불안해하고, 전날 자기전에 그다음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하루가 엉망이 돼버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쨌든 전 제 수첩만 있으면 정상인과 엇비슷(?)합니다.
그러고 보니....
참 오래도 수첩을 끼고 산 것같습니다. 그동안 산 수첩도 한 책장은 될 것같습니다(약간 과장).
그러니 자연 수첩을 고를 때도 매우 깐깐해지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쓰던 빨간 수첩이 생을 다하여, 인터넷으로 몇 시간을 들여 다시 수첩을 샀습니다. 도로시 스터디 플래너인데, 이 나이에 공부할 일은 별로 없지만... 앙증맞고, 구성이 알차서 샀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용감하지만 자기가 용감한지 모르는 사자가 표지 모델입니다.
오늘 도착했네요....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새 수첩이 오니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고, 희망이 불끈불끈, 힘이 팍팍 솟습니다. ^^
한동안 이 수첩과 함께 하루하루를 설계하며, 제 고질병을 극복해나갈 것입니다. (고스톱도 제 병 치료에 약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 )
(억. 또 광고성 글이 되어 가고 있는 건가..... 이런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