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어린이집
어린이집 대기 번호가 너무 길어서 내년 3월에 입학을 못하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한곳에서 연락이 왔다.
보낼까, 말까 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바뀐다.
옹삼이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같다. 나는 이렇게 두려운데, 아빠는 역시 다른다. 다른 애들은 그 이전부터 다니는데 뭘 그러냐는 식이다. 4개월 후 3월에 보내나 지금 보내나.
그런데 난 왜 매순간 울컥하는 것일까. 저녀석도 어린이집 갈 준비가 안되어 있지만 나 역시 안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괜히 눈물이 나온다. 바보같이. 26개월동안 난 이녀석에게 단단히 사로잡혀 있었나보다. 내가 이녀석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같다. 당황스럽게도. 백일이 지나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직장을 알아보던 나였었는데, 지금은 하루에 1-2시간 어린이집 가있는 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그래도....
일단 한 달을 다녀보기로 했다. 매우 천천히 적응시켜서 한달 후 2시간을 보내는 게 목표다.
우선 도담이에게 기대하는 효과는
1. 낯가림이 좀 줄지 않을까. 좀더 사람들과 어울려지낼 수 있지 않을까
2. 일단 지가 가려고 하는 걸 보면 좀 심심했나 싶은데, 그걸 하루에 한두 시간으로 풀어본다.
3. 말을 좀 더 잘 할 수 있지않을까
4. 숟가락질 교육도 잘 받고
5. 밥도 좀더 잘 먹지 않을까
6. 이제 겨울인데 하루가 좀더 재밌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은
1. 이녀석이 울면 어디까지를 적응이라고 받아들여줘야할지 모르겠다.
2. 낯가림이 많은 녀석, 더 상처받지 않을까.
3. 여리고 예민한 녀석인데 친구들한테 치여서 스트레스 너무 받지 않을까.
이런 얘길 옹삼이와 하면 난 과잉보호하는 엄마가 된다. 아~. 그래도 눈물이 난다. 가슴에서 부터 올라오는 눈물이다. 난 이런 눈물이 있는줄도 몰랐다.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2월까지 직장생활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내게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결론은! 조심스럽게 시도해보기로 했다. 화이팅! 도담이도 나도.